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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 것들 #07 음악 01. 김목인 - 저장된 풍경 5월에 있었던 이랑x김목인 공연에서 새 앨범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잠시 들었었는데, 드디어 발매되었다. '저장된 풍경'이라는 말이 이 뮤지션의 음악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이 앨범뿐만 아니라 전작들도 포함해서 그의 음악은 대개 '저장된 풍경'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이 이전 곡들에 비해서 풍경이 잘 안 떠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아직 이 앨범을 들을 날이 많이 남았으니, 조금 더 듣다 보면 떠오르는 풍경과 감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02. 자우림 - HAPPY 25th JAURIM 항상 신작을 기다리는 입장이지만, 이런 앨범 하나로 추억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지. 03. 한정인 - Spells 코스모스 슈퍼스.. 2022. 7. 27.
세상이 흐릿해도 왠지 안경은 보여 느지막히 잠에서 깨서 안경을 항상 두는 자리에 손을 뻗었는데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어제 침대에 쓰러지기 전의 나는 어디다 안경을 뒀을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기억이 없다. 흐린 눈으로 방을 바라본다. 시선이 뿌연 물건들을 지나 냉장고 냉동실 도어 위에 살짝 튀어나온 검은색 덩어리를 발견한다. 저기다 뒀네,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듯 자리에서 일어나서 냉장고 위로 손을 뻗어 물체를 잡는다. 역시나 안경이다. 선명한 시야를 되찾은 후 아침으로 먹을 시리얼과 그릇을 챙기다가 문득 신기하다. 어떻게 그 뿌연 형체를 보고 안경인지 바로 알았지? 안경잡이로 25년을 살다 보면 흐린 시야에서도 안경은 보인다. 시리얼을 힘없이 떠먹으면서 안경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흐린 시야에도 잘 보이는 사람이라면 꽤 좋은.. 2022. 7. 15.
'돌아오자 씩씩하게' 하루에 한 번씩은 스카이스캐너 앱을 켠다. 돈이 다시 모이려면 적어도 9월은 되야겠고, 추석과 겹치면 직장인들의 여행 시기와 겹쳐서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니까...9월 20일 이후가 좋겠다. 인아웃은 모두 평일로 하는 것이 저렴하고 이걸 별 고민없이 할 수 있는 게 프리랜서의 특권이니까, 목요일인 9월 22일 출발로 일단 선택. 출발은 인천, 도착지는 'Everywhere'로 설정. 짜잔. 대한민국부터 시작해서 저렴한 티켓 가격순으로 세계의 나라가 정렬된다. 머리로 이런저런 고려사항과 한계를 가늠해보면서 나라 하나씩 빼 나간다. '대한민국은 의미가 없고, 베트남은 저번 주에 다녀온 참이고, 일본은 관광비자가 언제 해결될지 모르지... 필리핀은 치안 문제 때문에 관광지가 아니면 갈 마음이 안 생기고, 대만? .. 2022. 7. 13.
[2022.06.28 - 07.04] 베트남 호치민 #07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다. 미리 신청해둔 출장 RAT 검사 시간이 오전 8시라서 이를 악물고 일찍 일어나야 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과거의 나는. 사실 검사할 때가 다 되니까 출장 RAT 검사 자체도 돈이 좀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로비로 나가서 검사를 받았다. 한국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 결과는 두 시간 안에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한다. 불편하면서도 편리한 세상이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짐을 마저 쌌다. 항공편 출발시간이 오후 10시 40분이지만 일단 호텔 체크아웃은 정오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체크아웃 전에 한번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씻고 나가려면 미리미리 나갈 준비를 다 해놓는 것이 좋다. 짐을 다 싸고는 이제 자그마치 네 번째 방문인 (.. 2022.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