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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 것들 #02

서곡 2022. 3. 28. 00:20

써놓고 보니 이번에도 음악이 많다. 뮤지션 만세.

 

음악

01. Antonio Carlos Jobim - Wave 와 Tide 그리고 다른 앨범들

너무나 많이 들어봤던 이름이지만, 무심코 틀어놓은 플레이리스트에서 흘러나오던 것을 좋게 듣고 찾아 듣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들으면서 작성 중. 원래 재즈나 보사노바의 음악들은 작곡가를 모르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플레이리스트에 의존하는 편이지만, 클래식한 거장 정도는 알아두어야 하나 싶다. 

 

02. Benny Sings - Music

처음 듣게 된 뮤지션인데 이 앨범은 7번째 앨범이고 작년에 'Beat Tape II'라는 앨범도 나와 있으니 관록 있는 뮤지션이다. 과거 음악들을 들어보진 않았지만 편하게 듣기 좋으면서도 트렌디한 비트를 구사하고 중요한 점은 앨범 전체에 모난 트랙이 없어서 틀어놓고 무언가를 하기에 참 좋다. 

 

03. Ella Fitzgerald - Ella Fitzgerald Sings The Cole Porter Song book

위의 조빙처럼, 클래식을 찾아 듣다가 듣게 된 엘라 피츠제럴드. 총 32곡이나 되는 이 앨범을 한큐에 틀어놓을 일은 잘 없지만, 첫 번째 트랙인 'All Thorough The Night'만 들어도 어딘가로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오는 느낌이다. 

 

04. 김사월 - 1202

최근에 제일 많이 듣는 앨범. 원래 뮤지션 김사월의 팬이기도 하지만, 공연을 가본적은 없는 사람으로서 라이브앨범은 항상 듣기 즐겁다. 소리의 측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김사월씨의 목소리는 일종의 공간감이 느껴지는 감각인데, 스튜디오 앨범의 공간감도 좋지만 라이브 앨범의 공간감도 참 좋다. 노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연 중간의 간단한 멘트들도 같이 수록되어있는데, 이 부분도 좋다. (하지만 때문에 촬영 BGM으로 쓰진 않는다) 제일 좋아하는 구간은 '사바스 - 레슬링 - 수잔'. 스튜디오의 매끈한 녹음보다 라이브의 질감으로 듣는 레슬링의 나레이션 구간이 좋다. 

 

05. 250 - 뽕

여기저기서 떠들썩하길래 들어본 앨범. 장르 상 내가 자주 플레이하게 될 앨범은 아닐 것 같지만, 감상하기 즐거운 음악 여부를 떠나서 앨범이 지향하는 방향이 즐겁다. 어설픈 컨셉 앨범이 아니라 그 방향으로 꽤나 진지하게 직진하는 느낌이라 더 좋다. 

 

06. Devita - American Gothic

데뷔 EP 'CREAM'도 그랬지만, 드비타의 목소리를 좋아하고, 많지 않은 트랙이지만 완성도 있는 앨범의 분위기도 좋아한다.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비비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서 기억되어 있는데, 비비는 이런저런 컨텐츠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확 높아진 반면에 드비타는 음악만 들을 수 있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나는 좋지만!

 

07. La Femme - Paradigmes

선입견일 수도 있겠으나 프렌치 일렉트로닉 / 팝의 분위기는 어쩐지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이 지겹기도 하지만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고, 그 때에 듣게 된 좋은 앨범. 그리고 이런 앨범은 두고 두고 촬영장에서 자주 틀게 된다.

 

08. Laquel Rodriquez - Sweet Side

원래는 'Mile High'라는 곡을 라이브로 부른 영상 (https://url.kr/zqdtjf)을 보고 찾아 듣게 됐는데, 정작 이 곡은 국내 음원사이트에는 없는 모양. 자주 찾아 듣게 될 아티스트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들어보고 귀에 착 붙는지 알아봐야겠지만 조금 들어본 느낌은 아주 좋음.

 

09. World Brain - Peer 2 Peer

전혀 정보가 없는 뮤지션과 앨범이지만 지인이 공유한 플레이리스트를 뒤적거리다 발견했다. 귀여운 앨범아트처럼 귀여운 전자음악이 듣기 편한 비트를 제공해주는 앨범. 별 생각 없이 많이 틀게 될 것 같다.

 

도서

01. 김정연 - 이세린 가이드

독일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 어떻게 이런 밀도의 전문직 만화를 그릴 수 있었을까? 비밀을 들어보고 싶다. '혼자를 기르는 방법'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의, 무심하게 말하는 듯 보이지만 그 행간 속에 묵직한 구절들이 숨어있는 느낌의 작품. 그 미묘한 균형감각으로 보여주는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02. 앨리슨 벡델 - 초인적인 힘의 비밀

'펀 홈'이후로 읽은 앨리슨 벡델의 두 번째 작품. '당신 엄마 맞아?'를 먼저 읽어야 하나 했지만, 어딘가에서 본 이 작품에 대한 추천으로 호기심이 생겨 먼저 주문해서 읽었다. 자신의 인생의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꾸준히 쌓아올리는 자신의 생각들을 올리는 방식은 감탄스럽지만, 다 읽고 나서도 왠지 내가 이 작가의 생각을 잘 따라가지 못했다는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펀 홈'에서도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그 찝찝함을 압도하는 '좋음'이 있었다면, 이번엔 그 비율이 틀어진 느낌. 전작 보다 더 많은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이기에, 내가 겪은 시간대보다 훨씬 더 이후의 삶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영상

01. 판다를 안아줘 (메이의 새빨간 비밀 메이킹)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저번 리스트에 있었지만, 메이킹을 보고 나서야 이 작품의 온전한 감상이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이지 귀엽고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낸, 내가 보이기엔 작품보다 더 귀엽고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본편을 봤다면 메이킹이 아니라 같은 작품의 2화라고 생각하고 보기를 추천. 

 

02. 더 배트맨

아무 기대도 없이 보았다가 허를 찔린 느낌으로 좋았던 작품. 배트맨의 광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온 영화들을 꾸준히 챙겨 봤던 입장에서, 명작이든 졸작이든 그간의 거대한 배트맨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던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 느낌이다.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텐션이 다소 쳐지는 느낌이 들 수는 있으나, 섬세한 조명, 묵직한 촬영, 어울리는 음향과 음악으로 만든 그 어둡고 진득한 느와르가 다른 단점을 덮어줄 정도로 좋았다.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메인 테마의 선율이 다스베이더의 그것과 조금 비슷한 것 같기도. 장면들도 '스타워즈 : 로그 원'의 다스베이더 등장 장면같은, 어둠과 그 속의 붉고 푸른 광원들을 시종일관 활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있다. 차기작도 이런 감각이길.

 

다른 것들.

01. 김사월 - 레슬링 중 나레이션 일부

싸우지 마라, 그렇게 맞고 있지 않아도, 네가 좋은 사람인 거 안다.

 

02. 장래희망 강아지의 침대 트윗
https://url.kr/dzprck

 

03. 논픽션의 For Rest 향

일전에 매장에서 잠시 실수가 있어 직원분이 사과의 의미로 챙겨준 샘플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갈 때는 전혀 뿌리고 싶지 않은 향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자기 전에 살짝 뿌리는 향으로 잘 사용하고 있어서 큰 용량으로 재구매 했다. 

 

04. 타르틴 베이커리의 슬랩

추천받아 아침용 빵으로 사서 먹는데 식감이 기가 막히다! 앞으로 컬리에서 자주 사게 될 것 같은 품목.